[비즈&라이프]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사장 "등산은 인내의 예술…끈질기게 오르면 모두가 정상에 서죠"

입력 2016-08-09 20:58  

나의 힐링 비법은

31년간 위기 때마다 등반
차분히 숙고의 시간 가져
변수와 싸우는 투자와 닮아



[ 김순신 기자 ]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사장(55)은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소식이 들려오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브렉시트 여파로 프랭클린템플턴이 관리하는 국내외 8조원 규모의 자산 가치가 급변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 사장은 짐을 꾸려 집 근처 청계산으로 향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산을 찾았다. 1985년 금융계에 발을 들인 뒤 31년간 수많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는 산을 찾았다. 산을 오르면서 갖는 숙고의 시간은 언제나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갈 답을 주곤 했다.

전 사장은 1982년 대학 동기들과 설악산 종주를 하며 산에 재미를 붙였다. 쌀과 부식, 코펠, 버너와 텐트 등을 짊어지고 백담사 계곡을 시작으로 대청봉까지 친구들과 야영하며 3박4일 등산을 하다 보면 성취감과 동료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10년 프랭클린템플턴 사장에 취임한 전 사장은 매년 직원들과 산에 오른다. 그는 “등산을 희망하는 직원들과 함께 관악산이나 청계산 등을 오르며 서로 소통하고 신년 다짐을 나누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며 “산에서 내려와 먹는 파전과 막걸리는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등산과 투자가 많은 면에서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등산은 인내의 예술이다’는 등산가의 말을 인용하며 투자에도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숨이 차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인내를 가지고 걷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올라 있다”며 “산을 오를 때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고개는 시장의 등락이라는 변동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달 정기적으로 꾸준히 장기 투자하면 중간중간 시장의 등락을 겪을 수 있지만, 끈기만 있다면 결국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여러 가지 위험이 있는 높은 산을 등반할 때는 잘 준비해야 하고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생각지 못한 변수가 등장하고 이를 잘 극복해 나가야 하는 투자는 등산과 닮은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 사장의 수첩엔 주말마다 오를 산이 빼곡히 적혀 있다. 북한산, 청계산, 관악산 등 서울 근교 산을 주로 찾지만 계절마다 한 번씩은 1박2일이 넘는 종주를 계획한다. 그는 “산이 크고 웅장해 수많은 코스를 계획할 수 있는 지리산을 가장 좋아한다”며 “앞으로는 히말라야 산맥과 아프리카 대륙 최고봉인 킬리만자로산 등 해외 명산도 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몽골 서쪽 끝에 있는 울기란 지역에 트레킹을 다녀왔다. 알타이 산맥을 따라 몽골과 카자흐스탄, 중국, 러시아의 국경이 만나는 지점에 해발 3200m 높이로 우뚝 솟아오른 봉우리에 올랐다. 몽골의 광활한 초원과 알타이 산맥에 있는 만년설, 인간의 문명이 전혀 닿지 않은 곳에서 맑은 마음과 정신을 다시금 채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 사장은 “작년에는 일본 도쿄로 출장을 갔다가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새벽녘에 혼자 후지산을 올랐다”며 “앞으로도 계속 많은 산을 찾으며 생각을 가다듬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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